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읽던 '이규태 코너'가 아직도 연재되고 있다니 놀랍습니다. 오늘 우연히 한국인들에게도 '십일조'의 세금이 있었다는 사실을 흥미있게 보았습니다. 이스라엘에만 있던 세금 제도가 한국에도 있었다... 제목은 전혀 다르지만 볼만하군요.
[이규태코너] 핀란드 부유세 폐지 원문 보기
입력 : 2005.12.16 19:31 12'
복지국가들의 과보호로 세상 살 의욕을 잃은 식물 인간을 ‘폼프리포사’라고 부르고 그와 같은 경제현상을 폼프리포사 현상이라 한다. 1985년 전후에 복지국가들인 노르웨이 스웨덴 등지에서 이 같은 경제 현상이 번졌었고 폼프리포사란 말은 바로 그 당시 유럽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던 스웨덴 작가 리드그레인 여사의 동명동화 속의 주인공 이름이다. 동화작가 폼프리포사는 복지 서비스의 보호를 받고 앞날에 대한 걱정 없이 살아간다. 한데 날로 공공복지 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져 가고, 세(稅)수입원이 필요하게 되어 세금이 무거워져 갔다. 폼프리포사 작품의 수입 중 절반이 세금으로 나가자 글 쓸 의욕이 쇠퇴하더니 누진소득세율까지 적용되어 수입의 102%를 세금으로 뜯기자, ‘이런 나라는 열심히 소설을 써서는 안 되는 나라’라고 절망, 글 쓰는 걸 그만두고 생활 보호만을 받고 식물처럼 산다.
어느날 자신이 죽지 않고는 열 수 없게 돼 있는 장례(葬禮)를 위해 아껴둔 자신의 돈 5000크로네를 털러 주머니에 남은 푼돈을 털어 들고 쇠망치 하나 사러 나간다. 아무리 복지 혜택이 자신에게 돌아온다 해도 번 돈의 3분의 1을 세금으로 뜯기면 일할 의욕이 감퇴하기 시작하고, 절반의 한계를 넘어서면 그 일에서 손을 떼게 된다는 것이 복지 심리학의 상식이 돼 있다. 애써 담배 가게를 해서 세금을 무느니 파산하여 생활 보호를 받는 편이 낫게 되고, 기업가는 기업과, 학자는 학문과, 예술가는 예술과 등지게 된다. 사람은 게을러지고 동물적 쾌락만 추구, 성 풍기가 문란해지며 가족 해체가 급격하게 진행된다.
경제 침체와 사회 및 가정의 해체를 유발한 북구(北歐)병, 영국(英國)병, 프랑스병 등은 모두가 세금을 많이 거둬 많이 쓰는 익스펜시브 거번먼트의 과보호에서 우러난 병폐다. 그래서 선진국들에서는 세금을 조금 거둬 과보호를 지양하고 근로 의욕을 돋우어주는 치프 거번먼트를 지향하고 있으며, 레이건이 어필한 정책도 바로 이 치프 거번먼트였다.
우리나라에도 ‘십일세(十一稅)’라는 치프 거번먼트의 철학전통이 일관돼 내렸었다. 백성 소득의 10분의 1 이상 거두면 걸(桀)의 도(道)요, 그 이하를 거두면 야만의 도라는 것이 목민(牧民)의 철학이었다. 근로, 기업 의욕에 미치는 심리함수 측면에서 세정(稅政)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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