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간 실전된 '유다 복음' 공개 임박
이른바 ’유다 복음’은 서기 1세기, 혹은 2세기에 씌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단으로 몰리면서 실제로 전해내려오지는 않고 있었다.
다만 서기 180년 당시 영향력이 컸던 교부인 성 이레니우스가 통렬하게 비판함으로써 그 존재가 언급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유다 복음’의 텍스트는 원래의 그리스어로 된 것을 4세기 당시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콥트어로 번역해 파피루스에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텍스트는 모두 26페이지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텍스트는 30년전 이집트 골동품 시장에서 우연히 발견됐고 스위스 메세나 고미술 재단이 이를 입수, 소장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ANSA통신은 메세나 재단측은 미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협력해 영어와 불어, 독일어 번역 작업을 마쳐 6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파격적인 내용 때문에 벌써부터 교회측의 근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성서학자들은 대부분의 복음서들이 예수 사후 50-80년 사이에 저술된 것에 비해 ’유다 복음’은 이보다 뒤늦은 1-2세기 사이에 이단인 영지주의(Gnosticism)의 한 분파인 가인파(Cainites)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다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기술하고 있지만 초기부터 이단으로 낙인이 찍힌 만큼 정통 복음서가 말하는 것과는 전혀 딴판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
이를테면 그의 배신이 없었다면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았을 것이고, 인간을 죄로부터 구원하겠다는 신의 계획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해 그를 거의 영웅시하고 있다고 한다.
’유다 복음’에는 예수가 유다에게 “너는 모든 이들로부터 저주를 받는 사도가 될 것이다. 너는 나를 둘러싼 인간의 육체를 희생제물로 바칠 것이다”고 말했다는 대목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예수가 유다에게 “너는 13번째 사도가 돼 오래도록 저주를 받을 것이되, 결국은 그들을 다스릴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기독교의 중추를 이루는 교리와는 철저히 반대편에 서있다.
ANSA통신은 가톨릭 교회에서 이 텍스트의 공개가 사람들에게 가롯 유다에 대한 그릇된 생각을 심어주고 믿음을 흔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