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문해력이 지극히 약한 사람들이 한국인들이다.
일상 생활에서 이들이 얼마나 문서 문해력에 약한지는 계약서 작성, 약관 읽어 보기, 설명서를 읽는 등에서 잘 드러난다.
이는 신자들의 신앙 생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는 머리의 문제가 아니라 독서의 절대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기사가 있어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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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책과 담쌓은지 오래
한국인이 독서를 잊은 지는 이미 오래다. 하루 중 가장 손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으로 꼽히는 지하철 안 풍경을 살펴보자. 휴일이라 비교적 한산했던 지 난 16일 오후 동대문운동장역을 지나는 지하철 2호선 안. 일렬로 앉은 사람들 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책이 아니라 휴대폰이다.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고 성냥갑만한 액정화면을 쳐다보며 게임에 열중하는 젊은이들 모 습은 마치 누가 휴대폰을 오래 쓰는지 경쟁하는 듯하다. 휴대폰을 들고 있지 않은 사람도 책을 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어학공부를 위 해 영어 단어장을 뒤적거리고, 이어폰을 꽂고 음악에 열중한다. 그도 아니면 머리를 기댄 채 잠을 청하기 일쑤다.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지하철 한 량에 한두 명에 불과하다.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열악한 독서 실태가 그대로 드러난다. 성인은 여가생활에서 독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5.9%에 불과했다. 독 서를 하는 목적을 묻는 질문에 '즐겁고 습관화됐기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은 4 .7%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책시장은 갈수록 어려워져만 간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서점들이다. 전국 중소서점들의 모임인 한국서점조합 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97년 5407개였던 전국 서점 수는 2000년 3357개, 2001년 2646개, 2002년 2328개, 2004년 2205개로 최근 몇 년 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 출판사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책이 안 팔리자 아예 책 출간을 포기 하는 출판사가 늘어 1년에 책을 한 권도 내지 않는 무실적 출판사가 전체 등록 출판사 중 90% 이상일 정도다.
책 읽는 자가 승리한다 '인터넷 제국 건설자' 빌 게이츠는 독서광이다. 컴퓨터 황제인 그는 공식석상 에서 "컴퓨터가 책을 대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바쁜 일과 중에도 매일 한 시간씩, 주말에는 두세 시간씩 책을 읽 고, 출장갈 때는 꼭 책을 챙긴다. 97년 게이츠도서관재단을 설립했고 연방정부 외에 단일 기부자로는 최고액인 2000만달러를 도서관에 기부했다.
"텔레비전보다는 책을 읽어라. 책은 꿈을 심어준다. 너희들이 어른이 돼 펼칠 세상을 밝게 하는 건 텔레비전이 아니라 책이다. " 이름난 소설가나 학자가 한 말이 아니다. 세계 최강국 미국 부시 대통령이 선 거를 앞두고 고향 텍사스 내 초등학교를 방문해서 한 말이다.
우리는 흔히 부 시 대통령을 텍사스의 한량 정도로 생각하지만 그의 독서열은 대단하다고 한다 . 클린턴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골프광인 그가 휴가갈 때 골프채나 둘러메고 가는 줄 알고 있지만 그의 여행가방에 빠지지 않는 휴가 목록이 있다 . 바로 책이다. 그는 10일 휴가에 책 12권 정도를 갖고 간다. 클린턴이 휴가 때 무슨 책을 읽느냐는 항상 뉴스의 초점이었고 서점가의 관심사였다.
정보화시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이들이 왜 독서를 강조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 결국 세상은 읽는 사람 손을 들어주기 때문이다. 책은 사람에게 생각하고, 분석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얼마 전 NOP월드라는 여론조사기관이 각국 인쇄매체 접촉시간을 조사발표해 화 제가 된 적이 있었다. 30개국 중 한국이 꼴찌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사는 '독서량'이 아닌 '인쇄매체 접촉시간'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영상환경이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낮게 나타난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한국인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문화관광부가 실시한 2004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1년 동안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을 나타내는 독서율은 76.3%다. 이 수치 는 영국(75%) 독일(59%) 일본(50%)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우리나라 사람 독서량이 많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1년에 달랑 한 권 읽는 사람 비율로 독서 열기를 판단하기에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한 국가의 독서량은 다독자 비율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 1년에 3권 이상 읽는 다독자 비율은 한국이 14.5%로 일본 17.7%보다 떨어진다. 10권 이상 읽는 사람 비율은 한뮌?1.1%에 불과해 일본(2.1%)에 비해 절반 정 도다.
연평균 도서관 이용률은 24.7%로 유럽 평균(29.8%)에 훨씬 못 미치고 핀 란드(67.8%)나 스웨덴(65.3%)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더 심각한 것은 책을 가장 많이 읽어야 할 학생층 독서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라는 데 있다. 94년 97.6%에 이르던 학생 독서율은 10년 만에 89%로 떨어 졌다. 학생 10명 중 1명은 1년 내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이다.
한국 학생 독서량은 나이를 먹을수록 급격히 줄어든다. 초등학생이 연평균 19. 4권을 읽는 데 비해 중학생은 9.5권, 고등학생은 6.3권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 관련 기반시설은 더욱 낮은 수준이다.
2004년 10월 국정감사 때 밝혀진 국민 1인당 도서관 장서 수는 0.56권이다. 이는 핀란드(7.15권) 미국(2.59권) 일본(2.19권) 독일(1.82권)에 비해 크게 낮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말레 이시아가 0.51권임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도서관 인프라스트럭처는 아직 개발 도상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미국 공공도서관은 그야말로 독서의 요람이다. 워싱턴 몽고메리카운티에는 23 개 도서관이 있다. 소장 도서는 모두 255만권. 도서관을 방문하는 주민은 시간 당 125명이다. 스티브 맥클리 도서관 관리이사가 제시한 통계숫자다. 이 23개 도서관에서 연간 책읽기를 장려하는 특별행사는 무려 4000회 정도 열린다.
미국 공립도서관에 시민들 발길이 잦은 이유는 그만큼 최신 시설에 읽을 만한 책들을 소장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독서 현실은 갈수록 암울하다. 언제부턴가 지하철이나 카페에서 책 보는 사람 찾기가 힘들어졌다. 그 대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외국 명문대학에 진학한 한국 학생들은 좋은 입학성적에도 불구하고 창의성이 부족해 시간이 지날수록 공부하는 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독서를 통한 사고습관과 읽고 쓰기가 바탕이 되지 않았기 때문 이다. 세계가 지식정보화 시대로 이행할수록 독서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세상은 언 제나 책 읽는 사람들이 움직여왔다. 당장 이익이 되는 무엇인가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고 책 읽기를 게을리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남의 지식을 읽고 이해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다. 읽는 자만이 승리한다는 진리는 언제나 유효하다.
[기획취재팀=허연 기자(팀장) / 노현 기자 / 서진우 기자 / 런던 = 최기영 특 파원 / 워싱턴 = 서정희 특파원 / 도쿄 = 김대영 특파원]